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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양의 배터리생산은 헛된 꿈일까?
    Domestic/Insight 2023. 9. 21. 21:56

     


    금양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대한 고찰


    서론

     

    금양은 8000억을 투자해 부산 기장군에 이차전지 제조공장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연면적 13만㎡에 지상 2층이며 3억 셀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공장입니다. 금양은 그동안 2차전지 관련 기업으로 분류되었으나, 배터리의 매출이 없으며 2차전지 관련 특허가 없어 사기가 아니냐는 논란이 많았습니다. 오늘 글에선 금양이 2차전지 기업으로 분류될 수 있었던 요소들에 대해 제 생각을 말씀드릴 것이며, 더 나아가 금양이 배터리를 생산한다면 어떤 포지션을 잡을 수 있지 얘기해 보겠습니다. 오늘 글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며 투자의 책임은 개인에게 있습니다.


    원통형 배터리

     

    우선 금양의 원통형 배터리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금양의 연구개발실적, DART

    22년 6월 금양은 LG엔솔, 삼성SDI에 이어 3번째로 2170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2170은 지름 21mm 높이 70mm인 원통형 배터리입니다. 2170은 전동공구, 전동 킥보드 등에 사용되는 모델이지만 테슬라 모델3, 모델Y에서 2170 배터리를 사용한 바 있습니다. 

    금양의 2170 원통형 배터리에 대한 논란은 3가지로 나눠집니다. 1. 특허가 없다. 2. 기술력 검증이 안 됐다 3. 전동공구용이다. 이 세 가지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특허가 없다

    DART에서 금양의 연구개발실적을 보면 21700 원통형 리튬 이차전지란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특허에는 이차전지 관련 특허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때문에 금양의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대한 특허가 없으니 사기가 아니냐?라는 의혹이 있습니다.

    먼저 원통형 배터리는 특허가 없어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원통형 배터리는 91년 소니가 세계최초로 상용화 했습니다. 상용화를 위해 91년 이전에 특허를 출원했을꺼고 특허권은 출원일로부터 20년동한 보호를 받습니다. 23년인 지금 원통형배터리 생산과 관련된 특허는 대부분 만료되었을 겁니다. 원통형 배터리의 성능과 수율만 좋다면 얼마든지 생산할 수 있습니다.

    2. 기술력 검증이 안 됐다.

    이 부분은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기에 생기는 논란입니다. 전기차배터리 매출이 아직 발생하지 않았고 그 이유는 에너지밀도가 타 배터리보다 낮아서 그런 게 아니냐?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어느 정도 타당한 의문입니다. 왜냐면 금양의 2170 배터리의 에너지밀도와 출력이 어느정도 되는지 알려진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기술력 검증에 대한 유일한 정보는 품질인증기관인 SGS코리아에서 20도에서 방전 성능, 영하 20도에서 방전 성능, 20도에서 고율 방전 성능을 테스트받았고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는 내용입니다.  SGS는 국제표준으로 인정받은 기관입니다. 과거 갤럭시 노트7의 발화 이슈로 뜨거웠을 때 검사를 담당한 기관입니다. 만약 금양의 배터리가 성능에 문제가 있었다면 해당 발표에 대한 반박이 있었을 것입니다. 현재 진위를 확인 수 있는 정보는 금양의 2170 배터리가 국제표준인증을 통과했다 정도입니다.

    3. 전동공구용이다.

    2170을 대표하는 전자제품이 전동공구인 것은 맞습니다. 최초에 금양이 2170배터리 개발을 발표할 때 전동공구 업체를 대상으로 200만셀을 판매할 것이라 발표했으나 전기차 용으로 1억 셀을 판매할 것이다라고 입장을 바꿔서 생긴 논란입니다. 그리고 최근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가 2170에서 4680으로 변화하면서 전기차는 4680 규격만 사용하지 2170 규격은 사용하지 못한다 생각해서 생기는 논란입니다.

    2170과 4680은 말 그대로 배터리 규격입니다. 2170에서 지름과 높이가 증가한 것이 4680입니다. 4680 배터리가 2170보다 크기가 크니 효율이 큰 것은 당연한 얘기이나 그렇다고 2170 배터리를 전기차에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 전기차엔 2170 배터리가 사용됐었으나, 전기차 업체들이 2170을 여러 개 사용하는 것보다 4680으로 크기를 늘리는 것이 효율적이라 판단해서 4680이 전기차에 사용되는 규격이 되었습니다.

    기존 배터리제조 업체들은 21보다 크기를 키울 이유를 찾지 못해서 그 이상의 규격을 생산하지 않은 것입니다. 지름을 46mm 이상 늘린 원통형 배터리는 전기차 업체의 요구에 맞게 새로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있으며 생산라인이 확충된다면 어렵지 않게 4680 배터리를 생산할 것으로 보입니다. 각 배터리 제조업체들의 4680 성능은 4680 규격과 별개의 문제로 보입니다. 금양도 내년 4680 규격 배터리 기술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금양의 원통형 배터리 제조에 대한 논란들을 정리하자만 의문은 있을 수 있으나, 확실하게 거짓이라 판명된 부분은 없습니다. 정보가 많이 공개되지 않아 생기는 의혹들로 보입니다.

     


    지분인수

     

    배터리 생산업체들은 안정적으로 소재를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배터리 4대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을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어야 하며 그걸 알고 있는 배터리 생산업체들은 수직계열화나 지분투자를 통해 소재들을 수급합니다. 금양이 광산과 에스엠랩의 지분을 인수한 것은 수급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먼저 에스엠랩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금양은 지난 7월 유상증자를 통해 양극재 회사인 에스엠랩의 지분 21%를 확보했습니다. 에스엠랩은 2018년 설립된 양극재 회사로 니켈 함량이 98% 이상인 NCM을 개발한 회사입니다.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회사지만 IPO에 실패하며 공장설립을 위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원가 비중이 높은 양극재는 기술력보다 규모의 경제 실현이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에스엠랩은 생산시설 확충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자사주 처분으로 현금을 확보해 둔 금양은 핵심소재를 수급할 기업이 필요했는데, 에스엠랩이 금양과 이해관계가 맞았습니다. 에스엠랩은 조달한 자금으로 양극재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금양은 에스엠랩이 생산한 양극재를 배터리 제조에 사용하면 됩니다.

    저는 금양의 에스엠랩 지분확보가 배터리 생산을 위한 첫 단추라고 생각하며 서로가 윈윈 하는 지분투자라고 생각됩니다. 마치 삼성SDI가 지분투자를 통해 분리막을 더블유씨피로부터 공급받고 성일하이텍으로부터 리사이클링 한 원료를 받는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몽골 광산 인수입니다. 금양은 몽골의 광산회사 몽라의 지분 60%를 인수했습니다. 기존 광산 관련 MOU는 주가조작을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보통 MOU 기간을 길게 잡고 지분인수 없이 MOU를 끝내는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금양은 MOU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60% 지분인수까지 마쳤습니다. 이미 지분인수가 끝났다는 점에서 주가조작을 위한 MOU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광산에 리튬이 있는 지와 리튬 채굴시기에 대해선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광산의 매장량에 대해선 추후 한국거래소에 제출되는 평가보고서를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으며, 만약 리튬이 발견돼도 채굴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다만 광산에 리튬이 없더라도 배터리생산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이므로 나중에 공개되는 정보를 토대로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배터리 생산회사를 목표로 한다면 관련 기업에 대한 지분인수는 필수적입니다. 금양의 지분인수 행보를 보면 배터리생산이 허풍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양극재 회사인 에스엠랩에 대한 투자는 배터리생산 기업이라면 필수적이라 판단되고 리튬확보를 위한 광산확보는 필수는 아니고 부가적인 요소로 판단됩니다.

     


    매출처

     

    금양이 공장을 짓고 배터리를 생산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판매가 되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금양이 배터리를 생산했을 때 배터리를 구매할 고객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는 부산공장에서 연간 전기차 20만 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한국이 FTA를 맺은 국가들이 전기차생산에 필요한 부품업체가 있으며, 수출에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기차 생산을 위한 배터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국내 배터리 생산업체인 LG엔솔, 삼성SDI, SK온의 생산 물량이 이미 계약이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에도 르노코리아는 2026년 전기차 생산을 발표했습니다. 부산 기장에 건설하고 있는 금양이 25년 배터리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금양의 배터리를 공급받아 전기차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 BMW

    금양은 부산공장에서 4695 배터리를 연간 1억 셀 생산할 예정입니다. BMW는 25년부터 새로운 EV 클래스를 출시하는데 25년부터 생산되는 전기차 중 세단에는 4695 배터리를 장착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BMW가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생산한다면 많은 양의 배터리가 필요합니다. 금양에서 4695 배터리를 생산한다면 BMW가 금양의 고객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체적으로 윤곽이 나온 회사는 두 회사지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생산이 증가한다면 다른 회사들도 고객이 될 수 있습니다.  KG모빌리티는 토레스 EVX를 출시하며 전기차를 선보였습니다. 다만 중국 LFP배터리를 장착하여 금양의 배터리와 관련이 없지만 앞으로 전기차 사업 확장이 예정되어 있는 만큼 추후 고객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한국 GM도 고객사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는 한국 내 공장을 전기차로 전환할 생각이 없지만 북미 수출 외에 해외 다른 시장에 전기차 수출을 노린다면, 한국 내 존재하는 공장을 전기차 생산시설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로 시설전환은 전기차 시장이 성숙해진 다음 고려할 것이라 밝힌 만큼 26년 안에 한국공장을 전기차생산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금양이 생산하는 3억 셀의 배터리는 전기차 7만 대 분량입니다. 국내 3대 배터리제조회사와 비교했을 때 매우 적은 수량입니다. 금양이 배터리 생산을 성공적으로 이뤄낸다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완성차업체와 거래할 것으로 예상되며 르노코리아가 예시로 매우 적합해 보입니다.

     


    정리

     

    우리가 금양이 의심되는 이유는 기업이 실적을 낸 만큼 주가가 오른다는 닫힌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투자대상은 가격이 오르고 실체를 갖게 됩니다. 부동산을 예시로 들어봅시다. 어느 지역에 신도시가 들어선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 땅은 개발 전까지 아무 변화가 없으나 가격은 상승하게 됩니다. 가격이 크게 상승한 후 소문이 실제가 되면 논밭 밖에 없던 땅들이 신도시가 되는 현실로 이뤄지고 현실이 된 후엔 가격이 더욱 상승합니다. 부동산개발에서 사용하는 PF도 마찬가지입니다. 토지주가 땅과 건설 프로젝트를 들고 은행을 찾아갑니다. 은행은 비어있는 땅에 토지주가 가져온 건설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수익성이 있는 가를 판단한 후 돈을 빌려줍니다. 토지주는 빌린 돈으로 건설사에 수주를 맡기고 건물을 짓습니다. 건물이 완공되면 완공된 건물을 팔아 돈을 갚습니다. PF에서도 실체를 갖추기 전에 우선적으로 자금조달을 합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쿠팡, 테슬라를 비롯한 모든 기업들은 태초에 주가가 실적보다 높은 기업들이었습니다. 기업의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 버틸 수 있는 자금을 조달하느냐 못하느냐가 기업의 생사를 가릅니다. 그런 면에서 금양은 자금을 성공적으로 조달한 편입니다. 금양에 법적인 문제와 자금조달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목표를 실현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주가는 항상 선반영을 합니다. 금양의 배터리 생산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고 해도 추가적인 주가상승과 연결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현재 7조라는 기업가치는 금양이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가정아래 반영된 주가입니다. 공장이 정상적으로 완공되고 배터리 생산이 이뤄지는 것은 지금 주가에서 당연히 이뤄져야 하는 것이며, 추가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려면 배터리 수주가 이뤄지거나 광산에서 리튬이 대량으로 발견되어야 할 것입니다.

    결국 금양에 대한 고민들은 시간이 지나야 해결될 것입니다. 금양이 실패할 것이라 생각하시는 분들은 26년 안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 생각하시는 분들이고 금양이 성공할 것이라 생각하시는 분들은 생산까지 문제없이 이뤄질 것이라 생각하시는 분들입니다. 두 의견 모두 지금은 판단할 수 없는 타당한 의견입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금양에 미래에 맞게 투자를 하시고, 금양이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게 행동하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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